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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에서 '쇠, 철, 강 철의 문화사'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기간 : 2017년 9월 26일 ~ 11월 26일

1부에서는 철과 인류의 만남.

2부에서는 철과 권력의 만남.

3부에서는 철과 삶과의 만남에 대한 주제로 전시되어 있다.

철이 우리 생활속에 들어오면서 삶이 훨씬 윤택해졌음은 부인할 수 없다.

쇠 부뚜막과 쇠솥. 부뚜막을 쇠로 만들 정도면 잘 사는 집이어야 가능했을 것 같다.

철로 만든 가마솥.

나 어렸을 적 울 집도 한동안 부뚜막에 가마솥이 있었는데 가마솥에 눌러붙은 누릉지 긁어 먹으면 정말 맛있었는데 살림하는 주부가 되고 나서 그때를 다시 떠올려보니 그 시대에 밥 하는 주부가 아니었음에 감사를.... ^^;;;

<항아리에 담긴 철제 무기들>

항아리에 담긴 철제 무기들은 바다 제사와 관련이 있다고 한다. 부안국 죽막동 유적에서는 다양한 항아리들과 함께 돌이나 흙으로 동물 모양 모조품을 만들어 제사에 사용했다고 한다. 일부 항아리 안에는 창, 화살촉, 도끼, 칼과 같은 철로 된 무기를 담았다. 귀한 철제 무기를 항아리에 넣오 봉헌했다는 점은 이 유적의 제사에 당시 지배층이 관여했음을 추정할 수 있다고 한다. 바다 제사는 삼국시대 이후 민간으로 이어져 항해의 안전과 풍어를 기원하였다고 한다.

위 사진의 철로 만들 말도 바다 제사와 연관이 있나보다.

아래 사진들은 옛 시대에서 사용되었을 생활 도구들이다.

인두, 다리미, 바늘, 가위 등의 물건을 볼 수 있었다.

<은입사 자물쇠>

<문고리와 고려의 소탑>

옛 시대의 농기구들

호미, 낫, 쟁기 정도만 알아볼 수 있었다.

<보습과 볏>

보습과 볏은 뭐할때 쓰였던건지 급 궁금해 지는군..

<낙인>

낙인 하니 옛 추노가 생각난다. 죄인들 얼굴에 낙인을 찍어 멀리 도망가지 못하도록 했었다는데 참 잔인한 도구중 하나이다. 사람이 동물도 아니고...

<낫, 보습, 쇠스랑>

<편자박기>

편자는 말 발굽에 썼던거 같은데 맞나? ㅡㅡ;;;]

전시관 내부. 사람들도 그렇게 많지 않고 조용히 설명 읽어보면서 돌기에 좋았다.

일상 생활과 관련된 삶속의 철을 살펴봤다면 지금부터는 삶속에 녹아든 예술에 대한 전시 내용이다.

배고픔이 해결되고 먹고 살만해 지면 사람들은 예술에 관심을 갖게 되는 듯 하다. 옛 선조들도 권력이 안정되고 철을 이용한 전쟁이 잦아들면서 예술로 관심사가 넘어가지 않았을까 싶다.

<거울과 거울걸이>

장난감 같이 생김.. ㅎㅎ 애들 철봉 놀이 할 수 있을것 처럼 생겼는데 크기가 작아서 거울만 걸어야 한다는 사실..

<커트 글라스, 갈색병>

유리 안료로 이용된 철이온.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출토된 이 유리잔은 서기 6세기 무렵에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 유리잔에 사용된 기법은 깎아내기 기법이라고 하고, 경주 황남대총에서도 깎아내기 기법으로 만든 유리잔이 출토되었다. 철중에서 '제1철 이온'은 유리가 녹색이나 청록색을 띠게 하며 '제2철 이온'은 노란색이나 살구색을 띠게 한다고 한다. 이 유리잔은 옅은 녹갈색 빛을 띠는데 철성분의 착색제가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청자 철채 구름 학무늬 매병>

산화철을 안료로 입히고 청자 유약을 바른 매병이라고 한다. 이렇게 철을 칠한 청자를 '철채 청자'라고 한단다. 이 청자는 철화안료를 입힌 후 얕게 무늬를 새기고 그 위에 백토를 발랐다. 몸체 윗부분에 세 쌍의 학과 구름을 대범하고 자유롭게 표현하였다. 어두운 바탕과 백토의 상렬한 색의 대비가 돋보이며 철채만이 같는 독특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단다.

그렇게 설명을 보고 나서 다시 보니 매병이 훨씬 더 아름다운것 같다.

<분청사기 철화병, 호>

역사수업 시간에 조선의 분청사기에 대해 시험에 꼭 나왔던것 같은데 분청사기가 철과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네..

<백자 철화 끈무늬 병>

백자 또한 철 안료를 사용하여 그림을 그렸다.

은입사 공예품들..

은입사는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 철을 바탕으로 은실을 입사한 공예품들이 많이 만들어졌다. 이를 은상감 또는 은입사 공예라 부르는데, 중국과 일본에 비해 우리나라에서 크게 발달한 기법이다. 표면이 산화된 철의 거친 질감과 색감은 은이 주는 매끄러운 느낌과 대비되어 고아한 느낌을 준다. 고려시대에는 향로, 정병 같은 불교 도구들, 조선시대에는 문방구와 거울걸이, 촛대, 담배합 같은 생활용품들이 은입사 공예로 제작되었다.

<은입사 촛대>

쇠를 곱게 꾸며 만든 남짓한 크기에,

공을다해만들었으니하나하나신비롭도다.

나그게스켜가듯 빨리 타버리는 촛불이나,

너와 더불어 긴 밤 지새는 이가 누구던고

<철로 된 문방구들 - 문방구, 벼루>

<전(傳) 보원사지 철불 - 통일신라 8세기>

삼국통일전쟁이 마감되자 철은 살상을 위한 무기보다 민중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데 더 많이 쓰였다. 앞서 청동이나 돌로 만들던 불상도 이제 철로 만들기 시작했다. 전 보원사지에서 출토된 이 철불은 매우 크기 때문에 부위별로 따로 만든 거푸집을 하나로 조립한 다음에 주조하였다. 잘 조립한 거푸집과 뛰어난 주조기술 덕분에 조형미가 매우 좋다.

<금 은입사 발걸이 - 남북국시대>

양면의 철에 대한 이야기.

주위를 둘러보면 철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사람, 물체들이 양면성을 띠고 있다. 장점, 단점들, 단편적이지 않고 입체적이어서 더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철판 + 철사 + 납 - 윤정섭, 1995>

철판 위에 사람의 모습 132개를 일률적으로 배열하여 만든 작품이다. 철사로 사람 형상의 뼈대를 만든 후, 그 위에 녹인 납을 떨어뜨려 양감을 주었다고 한다. 이 작품은 머리, 몸통, 팔, 다리의 기본 형태를 만들고, 철사의 형태를 조금씩 바꿔 사람의 다양한 모습을 표현했다고 한다.

철과 예술이 만난 현대의 작품이다. 각각이 사람마다 다른 특징을 찾으면서 보는 것도 재미있다.

<그 쇳물 쓰지 마라>

그 쇳물 쓰지 마라
광영(광염)에 청년이 사그라졌다.
그 쇳물은 쓰지 마라.

자동차를 만들지 말 것이며
가로등도 만들지 말 것이며
철근도 만들지 말 것이며
바늘도 만들지 마라.

한이고 눈물인데 어떻게 쓰냐.

그 쇳물 쓰지 말고
말씨 좋은 조각가 불러
살았을 적 얼굴 흑으로 빚고
쇳물 부어 빗물에 식거든
정성으로 다듬어
정문 앞에 세워주게.

가끔 엄마 찾아와
내 새끼 얼굴 한번 만져보자, 하게.

 

일하던 중 용광로에 빠져 죽은 고인을 기린 시로 알고 있는데 굳이 누군가 설명해 주지 않아도 연상이 되는 시이다. 그 쇳물 쓰지마라...

철이 지니고 있는 양면성의 슬픈 단면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것 같다.

전시를 다 관람하고 나면 체험존이 있다.

철광석에 소원을 적어서 붙여 놓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먼 곳 우주에서 온 철광석에 현 시대의 소원을 담아....

철과 무기들이 있어서 평소 전시에 크게 관심없던 둘째도 무척 즐거워하면서 봤던 전시..

전시 기간은 다 끝났지만 평소 철에 대한 지식이 많지 않았던 사람이라면 전시 내용을 보며 철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알 수 있으면 좋을것 같다.

혹시 전주에 갈 수 있는 사람이라면 국립전주박물관에서 "쇠,철,강 - 철의 문화사"를 다시 만날 수 있다고 하니 도전해 보는 것도....

국립 전주 박물관에서는 2017년 12월 19일 ~ 2018년 2월 20일 까지 진행된다고 한다.

이런 전시물들을 보면서 전시장을 옮기때마다 오래되고 낡은 전시품을을 그 모습 그대로 이동한다는 것이 참 어렵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 시간의 숨결을 품고 있어서도 감동이지만 이런 전시를 볼 수 있게끔 들어간 사람들의 노력을 생각하니 또 다른 감동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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