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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자궁 선근증이라는 진단을 처음 받은 것은 30대 초반, 벌써 15년 전의 일이다.

그 이후로 선근증과 함께 오랜 시간을 보냈다.

1. 미레나 시술과 포기
처음에는 미레나 시술을 받았지만, 약 1년 만에 중단했다. 1년 정도 지나며 기구가 저절로 빠지기도 했고, 착용 기간동안 팬티라이너가 필요할 정도로 냉이 지속적으로 발생했고, 기분 탓인지 냄새가 올라오는 것 같아 추가로 다시 시술받지 않았다.

병원에서는 미레나 시술 한번에 5년정도 사용 가능하다고 했는데 재시술 받고 5년은 못 버틸것 같았다.

2. 자연스럽게 버티기
그 후 5년 동안은 별다른 치료 없이 지냈다. 매번 생리 기간마다 과도한 출혈과 옷에 피가 묻는 상황이 반복됐고, 만성 빈혈로 인해 철분제 꾸준히 복용했다. 입맛에 맞는 철분제 찾는것도 쉽지 않았지만.. 그래도 버텨야 하니 열심히 종류별로 돌아가며 복용하며 내 입맛에 맞는 약 열심히 찾아다녔다.

3. 클래라 정 복용 (5년)
이후 의학의 도움없이 버티는건 한계가 있어 산부인과에 가서 시술은 싫다고 하니 클래라 정을 처방해 주더라. 이후 주기적으로 병원 다니며 처방받아 약 5년간 복용하며 증상을 관리했다. 한번에 3개월 분량을 처방받을 수 있었고, 가격은 대략 7만원 정도 였던걸로 기억한다. 생각해 보면 이 비용도 만만찮았던 것 같다.

4. 야즈 복용 (2년)
다니던 병원을 변경하면서 클래라 정의 수입이 중단됐다며 야즈로 약을 바꿔서 처방해 주더라. 진짜 약 수입이 안되는 건지, 이 병원과 그 약과 무슨 계약이 있는건지는 모르겠으나 처방해 주는데로 그냥 먹기로 했다. 특별한 차이는 없었지만, 약 색깔이 일정한 점이 달랐다. 몸 증상도 클래라 정 복용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후 데포 주사를 맞기 시작하면서 야즈 복용은 중단했다.

약 색깔은 클래라정과 다르게 균일한 색상임. 요일을 챙길 수 있도록 스티커가 내장되어 있고, 뒷면에는 순서가 나와 있어 빼먹지 않고 챙겨 먹을수 있는 시스템임.

위의 사진은 데포 주사 맞게 되면서 남은 약이다. 결국은 버렸다. 이 약도 6-7만원 했던것 같은데 아깝단 생각 ㅠ.ㅠ

5. 수술 결심

폐경까지 버텨볼까 했지만, 일상생활이 너무 힘들어 수술을 결심하게 되었다.

밤마다 잠을 설치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숙면을 취해야 다음날 출근해서 정상 컨디션에 일할 수 있는데 중간중간 잠을 깨니 다음날 피곤하고,,, 누적되어 만성피로에 시달렸다. 업무 효율도 당연히 떨어지는 것 같았다.

여러 정보(네이버 카페)를 찾아보고 가까운 병원인 노원 을지병원으로 진료 예약 했다.

을지 병원에서 산부인과 자궁 질환과 관련한 유명한 의사의 진료를 받기 위해서는 대략 6개월을 대기한다고 하더라.

수술 결심을 했으면 실천해야 하니 가장 빠르게 진료 가능한 의사로 예약해 달라고 했다.

6. 수술전까지

수술 전에는 한 달에 한 번씩 데포 주사를 맞았다. (수술전 4회, 수술 후 2회)

데포 주사 부작용으로 열감, 불면, 체중 증가 등의 증상이 있었다. 주사 맞는 동안 솔직히 힘들었다. 갱년기 증상으로... ㅠ.ㅠ

수술 한달 전 수술 전 검사를 받고, 예정대로 개복 수술을 받기로 했다. 혹이 크다는 이유와 출산때 제왕절개를 했다는 이유로 개복 수술을 권하더라.

수술 한달 전 받은 검사 목록
입원예약 안내문과 수술환자 안내문, 입원 시 주의사항 등에 대하 설명 들음.

중간에 물 약 같은 걸 줬다. 그렇게 맛있진 않았던 것 같은 기억이..

배에 가스 빼는 약이었나?암튼 그랬음.

수술 당일날은 보호자가 필요한데 보호자가 없는 경우 간병인을 부르면 된다.

아래 사진은 노원 을지병원 간병인 관련 연락처다. 병원마다 계약 간병 협회가 따로 있는 것 같았다.

간병인 단체 관련 안내지

7. 수술 과정

수술 당일에는 보호자와 함께 수술실로 입구까지 갔고, 전신마취 후 수술 진행했다.

제왕절개때마다 경험했던 병실의 차가움과 추위, 그래도 간호사가 담요 덮어줘서 좀 덜 추웠다.

마취제 들어간다는 말과 함께 숫자 4개 정도 세고 난 이후 정신을 잃었고 눈 떠보니 병실로 이동중이었다.

이때부터는 잠과의 전쟁. 졸린데 잠을 못자게 한다. ㅠ.ㅠ 이때 환자를 깨우기 위해 보호자가 필요하다.

8. 입원 기간

입원 중에는 진통제 및 수액 치료를 받았다. 만 하루 동안은 엉덩이 주사 혈관주사를 시간대마다 맞았던 것 같다. 내 엉덩이 ㅠ.ㅠ

만 하루가 지나면 운동하라고 한다. 밥도 준다. 아픈 배를 부여잡고 사부작사부작 걷기 운동 열심히 했다.

병원 환자식 사진 - 역시 병원밥은 맛 없다.

둘째날 부터는 혼자 밥 먹고, 식판 치우고도 가능해진다.

담당 의사는 매일 회진하며 상태를 확인한다.

입원(5일) 동안 배 수술 자국 잘 아무는지 확인과 소독을 위해 두번 수술 부위를 직접 확인했고, 퇴원하는 날 실밥 뜯었던걸로 기억한다.

 

9. 퇴원과 회복

수술 후 5일째 되는 날 퇴원했다.

퇴원 당일날은 복부 팽만감과 가벼운 통증, 목에 가래끼는 증상 있었으나, 일주일 정도 지나니 복부 팽만감은 사라졌다.

일주일 후 외래 진료를 혼자 갈 수 있을 정도로 어느정도 일상생활 가능했다.

퇴원 후 관리에 대한 설명

퇴원 당일 샤워 가능하다고 해서 집에 도착하자 마자 깨끗이 목욕재개 함.

10. 수술 후 변화

수술 직후에는 이 힘들걸 내가 왜 또 했을까라는 후회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수술한 것이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했다.

숙면을 취할 수 있게 되었고, 생리통과 출혈량이 현저히 줄어들어 일상생활이 훨씬 좋아졌고, 신경쓸게 그만큼 줄어들었다.

 

♥ 수술을 고민하고 있는 분들께♥

수술 직후에는 불편함이 있었지만, 1년이 지난 지금은 수술을 결정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생활의 질이 크게 향상되었고, 무엇보다 건강한 일상을 되찾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완전 절제술이었다면 나도 수술을 좀 고민했을것 같다. 요즘은 의술이 좋아져서 부분 절제술이 가능한 경우도 많으니 너무 고생하지 않고 의술의 도움을 받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우리네 인생은 내일을 알 수 없으니 하루를 살더라도 조금 더 행복하고 편하게 사는게 맞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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