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줄밥부르기 체험 - 남산골한옥마을
얼마전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매 줄밥부르기 체험을 한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언제 매 구경을 하겠냐 싶어 냉큼 접수했다.
매 줄밥부르기 체험과 즉석 사진까지 찍어서 주는 체험인데 비용은 5,000원..
가격도 괜찮은 것 같다.
아래 사진은 매 줄밥부르기 체험장 가는 길 사진이다.
매 줄밥부르기 체험장은 남산골 한옥마을 정문에서 올라오다가 왼편에 큰 광장이 있는데 그 광장 쪽으로 좌회전 해서 오다 보면 광장을 지나 계단을 올라 갈 수 있는 한옥문이 보이는데 그 한옥 문을 지나 오른쪽 편으로 들어가면 된다.
이승업 가옥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매 체험 외에도 한복입기 체험도 할 수 있다.
1시간 체험에 1만원.
우리는 매 체험을 할 예정이니 한복 입기는 패쓰~
매체험은 남산골한옥마을 홈페이지에서 예약할 수 있다. 네이버에서도 예약할 수 있다.
홈페이지에서 예약을 누르면 네이버로 바로 연결되니 어찌보면 네이버에서만 예약 된다고 볼 수도... ㅎㅎㅎ
https://www.hanokmaeul.or.kr/exp/experience/category/35 (남산골한옥마을 예약페이지)
홈페이지에는 매일 운영된다고 하는데 금, 토, 일 에만 운영되는 듯하다.
그것도 3월~6월까지니 매 체험날도 얼마 안 남았다.
현장에서도 바로 할 수 있는데 인터넷 예약자 우선이라고 하니 인터넷으로 예약하고 가야 헛탕치지 않을 수 있다.
난 다행히 예약을 하고 가서 매체험을 할 수 있었다.
이곳에는 2마리의 매가 있었다.
하나는 참매.
아래 사진에 있는 늠름한 녀석이 참매이다.
우리나라 말에 '참' 이라는 접두어가 붙으면 최고라는 의미, 좋다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참매는 매 중에서도 으뜸을 가리킨다고 한다.
이렇게 가까이에서 매를 보기는 처음...
참매에 대한 설명이다.
참매에 대한 설명중에 청소년기에 해당하는 매를 '보라매'라고 부르는데 공군사관학교 생도들을 '보라매'라고 부르는데 참매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뭐든 의미를 알고 그 단어를 듣게 되면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이곳에 있는 또 다른 매..
황조롱이.
참매보다 눈매도 더 선하게 생기고 조금 더 둥글둥글한 느낌이다.
귀엽..
아래 사진은 황조롱이에 대한 설명..
참매는 남자들이 주고 꿩사냥에 사용했다면 황조롱이는 여자들이 참새, 메추라기 등을 잡을 때 사용했다고 한다.
참매보다 다루기가 쉬운가보다.
애들과 체험을 할때도 참매로 체험하지 않고 황조롱이로 줄밥부르기 체험을 한다.
매를 다루시는 분 말씀으로는 참매는 사람들이 날아올때 무서워서 피하게 된다고 그래서 황조롱이로 체험을 한다고 하셨다.
사냥매 줄밥부르기 체험에 앞서 매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먼저 매와 관련된 단어들..
매를 만져보면 털이 정말 부드럽다.
그래서 생겨난 매끄럽다.
매를 손으로 쓰담쓰담 하는 모습을 본따 매만지다.
날카로운 눈매를 보고 매섭다.
참매가 사냥을 할때 날려보내는 타이밍이 늦어서 줄에 메달려 날려는 모습을 보고 매달리다.
이런 단어들이 매 한테서 나왔다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그리고 또 다른 단어 응어리.
어찌보면 응가 같이 생기기도 했는데 털뭉치라고 한다.
매는 먹이를 잡으면 털까지 다 먹는데 다음날 아침에 털을 가슴속에 모아뒀다가 토해낸다고 한다.
그 털뭉치가 바로 응어리다.
우리가 한 맺힌 듯한 그런 마음고생을 하게 되면 '응어리 진다' 라는 표현을 하는데 그 표현이 매의 응어리에서 나온 표현이라고 한다.
매가 먹이 먹고 난 후 응어리를 뱉어내지 못하면 무척 힘들어 한다고 한다.
그리고 그 응어리를 못 뱉어내는 매는 며칠 있다가 죽게 된다고 한다.
매의 그런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고 '응어리 진다' 라는 표현이 나오게 되었다 보다.
'꿩대신 닭' 이라는 말도 매 사냥에서 유래된 말이라고 한다.
참매가 꿩사냥을 나가 꿩을 잡게 되면 그걸 주인에게 안주고 매가 먹는다고 한다.
그걸 억지로 뺏으려고 하면 주인도 다칠 수 있다고 한다. (날카로운 발톱때문에)
그래서 매에게 닭을 주고 매가 사냥한 꿩과 바꿨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나오게 된 말이 '꿩 대신 닭' 이란다. ㅎㅎㅎ
그리고 시치미..
시치미 뗀다라는 표현이 있는데 이것도 매에서 나온 단어이다.
아래 사진은 시치미 사진이다.
일종의 매 이름표 같은 것이다.
아래 사진은 시치미에 대한 설명이다.
'하고도 안 한 체하는 태도'를 시치미 뗀다 라고 하는데 매 꼬리에 달아주는 시치미에서 유래 되었다고 한다.
매 가격이 보통 차 한대 가격이라 매를 탐내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다른 사람의 매를 욕심내던 사람이 매 꼬리에 붙어 있는 시치미를 떼어내고 자기 매 라고 우기는데서 시치미 뗀다라는 말이 생겨나게 되었다고 한다.
말속에 담겨 있는 소소한 사연들을 듣고 보니 매가 참 대단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치미는 아래 사진속 상아로 만든다고 한다. 시치미도 대단한듯..
시치미에 방울을 다는 이유는 매가 사냥에 성공하면 어디에 있는지 주인이 찾기 쉽도록 하기 위함이란다.
매 꼬리에서 딸랑 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주인이 매를 찾아간다고 한다.
이제 드디어 실제 줄밥 부르기를 해보게 되었다.
줄밥부르기는 2000년 전부터 우리 조상들이 매를 길들이기 위해 사용된 방법이라고 한다.
매일같이 사람을 통해 줄밥부르기로 매를 길들여왔다고 한다.
2000년이 지나도 매를 길들이는 변함없는 방법이라고 하니 그 역사 또한 대단하다.
1주일 정도만 주인과 소통하지 않고 길들이지 않으면 금새 야생의 상태로 돌아간다고 한다.
2000년 동안 사람과 매의 끊기지 않는 인연이 새삼 대단하다.
사냥매 줄밥 부르기는 매를 긴 줄이 있는 곳에 다리 끈을 건다.
그리고 몇 미터 떨어진 곳에서 팔위에 먹으를 올려 놓고 매를 부르면 매가 날아가서 팔 위에 앉아 먹이를 먹는다.
아마도 주인이 자기를 부르는 것을 익숙하게 하기 위해서 하는 조련? 같은 건가보다.
아래 사진은 매가 날아와서 아이 팔 위에 앉은 사진이다.
매와 눈을 마주치며 쓰담쓰담 털을 매만져주며 이야기를 하다가 보면 매랑 친해진것 같은 느낌이다.
아래 사진은 매 관리하시는 분께서 아이들에게 설명해 주시고 체험하는 걸 도와주는 모습이다.
혼자서 다 관리하시는데 옆에서 보기에 버거워 보였다는...
이분 개인 사업으로 매 체험을 운영하시는 게 아니라 이분은 국가에서 월급을 받으시고 매를 관리하신다고 하셨다.
체험비로 받는 금액은 모두 매를 관리하는데 사용된다고 한다.
줄밥부르기를 한명씩 체험하고 나면 개인별로 사진을 찍어주신다.
혼자서 별거별거 다 하셔야 하니.. 바쁘다 바빠..
체험을 해보니 뭔가 체계가 제대로 잡힌 체험같진 않았다.
혼자서 다 하셔야 하니 좀 정신없고 산만하다는 느낌?
그래도 매를 사랑하시는 마음, 조금이라도 아이들과 매가 친해지게 하고 싶어하는 마음,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알려주고 싶어하는 마음이 전해져서 수업은 정말 재밌게 받았다.
아이들도 연신 매가 너무 귀엽다고 한참동안이나 매를 만졌다.
체험 신청 하지 않아도 매를 만져볼 수 있게도 해 주셨다..
아마도 개인 수익 사업이 아니라서 이런게 가능할 듯 하다.
매는 국가지정 천연기념물이기 때문에 개인이 구매하여 소유할 수 없다고 한다.
이번에 매 체험을 다녀오니.. 매가 너무너무 갖고 싶어진 1인..
매의 날카로움을 생각하면 집에서 키울 수 없는 동물이지만 이번 체험을 통해서 매와 조금은 가까워 졌다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