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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시절 올라가 봤던 익산 미륵산..

벌써 강산이 한번은 변하고 두번째 돌아올 나이가 되어 다시 올라가게 된 미륵산.

강산은 변하지 않았는데 등산하는 코스는 많이 변했더라.

옛 기억을 믿고 움직였다가 "이 길이 아닌게벼~"를 외치며 한참을 되돌아 다시 올라가야 했다.

20대 초반의 기억에 미륵산은 오르기 평이한 산이라 기억하고 있었는데 지금 나이의 미륵산 등산은 험준하기 짝이 없었다.

미륵사지에서 바라본 미륵산.

보기에는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대딩 시절엔 윗쪽 사진 오른쪽 편 능선을 따라서 등산을 했는데 지금은 미륵사지에 입장료를 받고 들어와야 연결되는 길이라 그런지 사람의 발길이 끊긴지 오래인듯 했다.

풀숲이 우거져 있어서 도저히 예전 능선으로 오를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광활한 미륵사지를 가로질러 입구로 나와서 주차장 옆쪽에 나 있는 등산로로 오르기 시작했다.

나중에 오르면서 보니 내가 오른 코스는 B코스 였다. (미륵사지앞 -> 약수터 -> 정상)

미륵사지 주차장 끝자락에 등산로 이정표가 있다.

예전에는 미륵사지 옆쪽부분에서 시작해서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 (빨간색 화살표 부분)

나중에 매표소까지 되돌아 와서 안내하시는 분께 물어보니 지금도 그쪽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하셨다. 그러나 길이 사람의 흔적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굳이 등산하면서 개척자의 정신을 발휘하고 싶진 않다.

주자창쪽에서 부터 시작한 등산..

간제선생 묘소도 있구나.. 그런데 간제 선생님은 누구?

주차장쪽에서 한 500미터 정도 걸어가니 쉼터가 보였다. 차를 가지고 여기까지 올라와도 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텐트치고 쉴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역시 세월 따라 뭐든 변하는게 있는 법..

열심히 올라가다 보니 소림사라는 이정표가 보인다. 소림사라는 곳이 이곳에 있었다는 걸 처음 알았음..

시간만 있으면 한번 가보고 싶은 마음이 마구마구 생겼으나 시간관계상 참는걸로...

열심히 오르고 또 오르는데 도대체 산은 언제부터 시작인거니? ㅡㅡ;;;;

한참을 올라온것 같은데 이정표는 왜?? 미륵사지가 계속 0.5Km 전이라고 하는 걸까? 아까부터 0.5Km 였던것 같은데.. ㅡㅡ;;;;

아직 미륵산이 시작되진 않았지만 대나무 숲길도 멋지구나..

이제 드디어 미륵산이 시작되나 보다..

현지인들은 이곳에 차를 주차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여기까지 차를 가지고 왔구나... ㅠ.ㅠ

진즉 알았으면 나도 차 가지고 여기까지 올라올걸...

이곳까지도 대략 20-30분 걸린것 같은데... ㅡㅡ;;; 뭐든 알아야 힘이다!!

미륵산 등산 코스...

확실히 지방이라 그런지 시설관리가 잘 안된다는 느낌이다.

색이 바래서 잘 보이지도 않는다.

코스도 엄청 많네.. 어느 마을 어느 능선에서 출발하느냐에 따라 코스가 달라지겠지?

내가 가는 코스는 B코스.. 표지판대로 미륵사지부터 출발했으니 제일 긴~~~ 코스를 가는거구나..

이곳까지 차를 가져오면 1km 이상은 등산 거리가 줄어들 것 같다.. 그래도 뭐든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해 봐야 더 의미있고 성취감도 더 큰느낌이 드니 나름 만족...

이제 제대로 미륵산을 타기 시작..

얼마 올라가지 않았는데 냉정약수터가 나왔다.

아직 약수물이 그리 고프진 않으나 산에 왔으면 약수물은 한번 마셔줘야 기분 업!!!

냉정 약수터는 1756년(영조32년) 간행된 '그마지'에 오월 단오절, 칠월 칠석과 백중, 팔월 한가위가 되면 인근 주민들이 미륵산 정기를 받은 약수로 목욕을 하기 위하여 인산인해를 이루었다는 기록이 있다고 한다. 나름 유명한걸로~ ㅎㅎㅎ

약수터 옆으로 정자도 있었다. 아직 쉴정도는 아니니 바로 출발하는 걸로~

오르기 시작한지 얼마 안 되었는데 산새가 험하다... 예전에 오를때도 이리 험했나 싶을 정도로 난코스다..

암벽 등반 하는줄 알았다는....

이 돌길 실화냐 싶을 정도... 심지어 옆쪽 난간이 바위가 깎이면서 뿌리가 보여 흔들리는 구간도 있었음.. 나 떨고 있니??

돌 계단을 오르고 올라 드디어 조금은 수월한 코스 시작... 그런데 벌써 힘들다.. ㅡㅡ;;;

아직 정상은 아니지만 저 멀리 펼쳐진 풍경을 바라보며 몸과 마음을 달래보자..

달달이 초콜릿도 먹고 음료도 마시고 어느정도 충전을 끝낸 후 다시 출발..

아직 반도 못 왔다는게 함정.. ㅠ.ㅠ

산이 오랜기간 풍화 작용을 거쳤나 보다.. 바위가 깎여 난간도 뿌리가 보이더니 땅이 깎여 소나무 뿌리가 다 드러났다.

이런 환경에서도 살아남은 나무가 존경스럽기까지 했다.

가다보니 큰 바위가 두개 보였다. 바위에 올라가고 싶은 마음이~~

바위에 흔적을 남겨 놓고 간 사람들도 있구나.. ㅎㅎ

한참 올라 온것 같은데 600미터 정도 밖에 안 올라왔다니........

올라온 거리의 2/3 만큼 더 가야 하는 구나.

이정표를 보더니 더 올라갈지 말지를 고민하는 조카와 형부 ㅋㅋㅋ

다시 힘을 내서 오르기 시작..

그래도 험난한 난코스가 없어서 초반보다 오히려 오르기는 쉬웠다.

이제 140미터만 가면 정상인가 보다.. 마지막 힘을 다해서 화이팅!!!

정상에 거의 다 도착했는데 오른쪽 편에 돌로 쌓인 벽 같은게 보였다. 나 대딩때는 안 보였던건데.

설명을 보니 이름이 '치성'이라고 한다.

----- 치성 -----

치성(稚珹)은 성벽에 오르는 적을 공격하기 위해 ㅗ자형으로 돌출시킨 시설이다. 성곽의 기본 시설 중 하나로서 치라고도 하며, 지형적으로는 적의 접근이 쉬운 곳에 설치된다. 치성 위에는 포를 쏘는 포루, 적을 감시하는 망루, 활을 쏘는 노대 등이 설치되기도 한다. 이곳 치성은 미륵산성의 서남모서리 부분에 위치하며 하부 일부만 남아 있는 상태이다.

-----------------

대딩때 보이지 않던 치성이라는 유적이 이렇듯 관리되고 있는 걸 보니 예전보다 문화재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진듯 하다. 나름 뿌듯~~

드디어 정상 도착!!!!

미륵산은 해발 430.2m

수락산, 불암산보다 낮은 산이지만 험난하기로 치면 만만찮은 듯....

정상에서 바라보는 경치가 끝내준다. 확실히 평야지대라 그런지 땅이나 시야가 건물에 가리지 않고 탁트인 지평선을 볼 수 있구나.. 그동안의 등산은 산 정상에서 복잡한 도심을 보았는데 이곳에 오니 이렇듯 광활한 대지와 시원한 시야를 만나게 되는 구나..

머리속의 복잡함이 싹 사라지는 기분이다.

지방이라 확실히 사람이 많지 않다. 그래서 그런지 아이스크림 파는 분이 없네.. 흐규흐규

정상에 오면 아이스크림을 먹어줘야 하는데... 등산의 꽃이자 화룡정점인데 말이다... ㅎㅎㅎ

탁 트인 시야처럼 마음 또한 탁 트인 마음으로 너그럽고 여유러워 지길...

이제 하산~~~

'미륵산에 아니온듯 다녀가십시요.' 가져온 쓰레기는 다시 가져가란 말인듯.. 이정표 글씨 색도 다 뜯어져 나갔는데 다시 세울 예산은 없나보다...

내려 가다 보니 약수터쪽에서 올라온 길 말고 연수원(사자암) 바위쪽에서 올라오는 길이 더 수월해 보였다.

사진에 보이는 길이 연수원쪽으로 가는 길이다. 거리도 미륵사지쪽 방향보다 짧아 보였다. 물론 약수터부터 시작하면 약수터 쪽 길이 훨씬 짧지만.. 가보지 않은 길이니 수월하다 장담할 순 없지.. 음...

오랜만에 가족과 함께 등산하니 즐거운 마음이 배가 된 듯 했다.

도심속의 산에서 바라보는 풍경과 조용한 농촌 산에서 바라보는 풍경... 각각이 주는 감동은 다르지만 겸손함과 시원함, 뿌듯함을 주는 산의 매력은 똑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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